[여의도풍향계] 이제는 대선…보폭 넓히는 잠룡들, 그 뒤 '킹메이커'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4·7 재보궐 선거가 야당인 국민의힘의 압승으로 끝이 났습니다.<br /><br />이제 관심은 1년도 채 남지 않은 차기 대선으로 쏠리고 있는데요.<br /><br />남은 기간 여야의 대선 구도는 어떻게 전개될지, 이승국 기자가 여의도 풍향계에서 전망해봤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'41 대 0'.<br /><br />이번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입니다.<br /><br />서울 자치구 25곳, 그리고 부산 16곳의 구와 군 모두 국민의힘 후보들이 승리했는데요.<br /><br />3년 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박원순 후보와 오거돈 후보가 서울과 부산의 모든 곳에서 앞섰던 것과 비교하면 180도 뒤바뀐 결과가 나온 겁니다.<br /><br />재보선 패배 뒤 임시 비대위 체제에 들어간 여당과 선거에 승리한 야당 모두 이번 선거로 나타난 민심에 몸을 한껏 낮춘 모양새입니다.<br /><br /> "더 꾸짖어 주십시오. 마음이 풀리실 때까지 반성하고 성찰하겠습니다. '내로남불'의 수렁에서 하루 속히 빠져나오겠습니다."<br /><br /> "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이 잘해서, 국민의힘이 이뻐서 지지한 것이 아니다, 승리에 도취되지 말고 정신 바짝 차리고 더 낮은 자세로 더 열심히 하라는 충고를 많이 받았습니다."<br /><br />이제 정치권의 시선은 11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통령 선거로 쏠리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여전히 의회와 지방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, 그리고 2016년 총선 이후 전국단위 선거 4연패의 늪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한 국민의힘.<br /><br />내년 대선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.<br /><br />먼저 차기 대선까지 각 당의 시간표를 살펴보겠습니다.<br /><br />더불어민주당은 당헌에 나와 있는대로 대선 6개월 전인 오는 9월 초까지 대선 주자 선출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.<br /><br />재보선 패배 뒤 당 일각에서 대선 경선 연기론이 나오고 있지만, 아직까지는 예정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.<br /><br />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민주당보다 조금 더 늦게 확정될 가능성이 큽니다.<br /><br />당헌에 선거일 넉 달 전까지, 그러니까 오는 11월 초까지 후보를 뽑도록 돼 있는데요.<br /><br />당 핵심 관계자는 8월 중순쯤부터는 대선 경선 모드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.<br /><br />이번에는 4·7 재보선 결과와 맞물린 여야 대선 주자들 상황 알아보겠습니다.<br /><br />기본적으로 여권 주자들은 '정권 심판론'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죠.<br /><br />반면 야권 잠룡들은 1년 전 총선 때와는 확 달라진 민심을 확인한 만큼, 자신감을 갖고 발걸음을 재촉할 것으로 보입니다.<br /><br />하지만 동시에 민심이 언제든지 준엄한 심판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된 터라, 낙관할 수만은 없습니다.<br /><br />이번 재보궐선거 결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대권 주자로는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가 꼽힙니다.<br /><br />당 대표 시절 당헌을 바꿔 후보를 공천했고,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총지휘했지만, 서울과 부산에서 모두 패배했습니다.<br /><br />현직 경기지사로서 선거전 전면에 나설 수 없었던 이재명 지사는 상대적으로 책임론에서 자유롭습니다.<br /><br />여권 주류인 친문 세력과 거리는 있지만, 광역단체장으로서 특유의 실행력을 평가받고 있는 이 지사가 당분간 여권 내 지지율 선두 자리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.<br /><br />앞으로 친문계와의 관계를 어떤 식으로 설정해 나가느냐가 여당 대선 경선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.<br /><br />친문계에서 미는 제3 후보 등장 시나리오도 있습니다.<br /><br />그러나 이번 재보선 패배로 어느 정도 힘을 받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.<br /><br />우선 거론되는 제3 후보로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꼽힙니다.<br /><br />당정의 요직을 거쳐 국회의장까지 지낸 정 총리는 이달 중순께 사의를 표명하고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.<br /><br />그밖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추미애 전 법무장관, 이인영 통일부 장관, 이광재·박용진 의원 등이 거론됩니다.<br /><br />야권 잠룡 중 국민의힘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승리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.<br /><br />원희룡 제주지사와 국민의힘 복당을 추진 중인 홍준표 의원도 재보선 승리를 계기로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 부각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.<br /><br />향후 야권 대선 구도의 최대 변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입니다.<br /><br />일단 상황을 관망하며 '제3 지대'에서 세력을 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, 재보선 승리로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쥔 국민의힘이 강력한 러브콜을 보내면서 당내 경선 시작 전인 7월쯤 입당할 것이란 관측도 대두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내년 대선 전망에서 관심이 가는 또 하나의 지점은 이른바 '킹메이커'의 역할입니다.<br /><br />여권에선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, 그리고 야권에선 이번 재보선을 승리로 이끈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름이 거론되는데요.<br /><br />지난해 총선 압승을 이끌었던 이해찬 전 대표는 재보선 선거운동 기간 막판 라디오와 유튜브 방송 등에 출연해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습니다.<br /><br /> "(재보선에 패배하더라도) 대선이 뭐 어려워지는 건 아니고요. 훨씬 더 순탄하게 갈 수 있는 걸 약간 장애물이 생긴다고 보면 되겠죠. 더군다나 저쪽 당의 후보, 자체 후보는 없지 않습니까. 말하자면 비포장도로로 간다고 보면 되는 거죠."<br /><br />국민의힘 의원들의 기립박수 속 명예 퇴진한 김종인 전 위원장은 정권 교체를 위한 당부를 마지막까지 잊지 않았습니다.<br /><br /> "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를 국민의 승리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 것이라 착각하면서 개혁의 고삐를 늦춘다면,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 교체와 민생 회복을 이룩할 천재일우의 기회는 소멸될 것입니다."<br /><br />김 전 위원장은 특히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해 한 번 만나보고 도울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해 대선 역할론에 무게를 실었습니다.<br /><br />여야는 재보선이 끝난 뒤 한목소리로 민심의 무서움을 확인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정말 무서움을 느꼈는지, 아니면 이번에도 말뿐일지, 국민들의 평가는 11개월 뒤 대통령 선거 결과로 확인할 수...